신태용(46)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문창진의 멀티 골로 우즈베키스탄을 2대 1로 제압했다.
AFC U-23 챔피언십은 리우올림픽에서 아시아에 3장을 배당한 본선 진출권을 걸고 벌이는 대회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3위 안으로 입상하면 올림픽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 신태용호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향한 출항에서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잡고 기분 좋게 돛을 펼쳤다.
문창진과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합작한 승리였다. 문창진은 2골, 황희찬은 2어시스트를 각각 기록했다. 황희찬의 패스가 좋았지만 문창진 특유의 발재간이 있었기에 득점은 가능했다. 특히 후반 3분 결승골에선 문창진의 골 감각이 빛을 발했다.
황희찬은 우즈베키스탄의 왼쪽 진영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골문을 향해 공을 낮게 깔아 보냈다. 황희찬의 패스는 골라인과 평행선을 그리며 골문 앞을 빠르게 횡단했다. 우즈베키스탄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중간에 차단할 수 없을 정도로 황희찬의 패스는 빨랐다.
공은 골문을 지나 페널티박스 오른쪽까지 흘렀다. 여기에 문창진이 있었다. 문창진은 좁은 골문과의 각도가 좁아 슛을 때리기 어려운 지점에서 공을 잡았다. 슛 각도를 찾기 위해 공을 오래 잡지 않고 곧바로 오른발 슛을 때려 골문 상단으로 꽂아 넣었다.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수상자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의 골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교하고 감각적인 슛이었다.
문창진의 이런 골 감각은 한국의 올림픽 메달 전망을 한층 더 밝게 만들었다. 한국은 지난 대회인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에서 3위로 입상한 동메달 보유국이다. 한국 축구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다. 신태용 감독은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았다. 은메달, 또는 금메달까지 겨냥한 발언이다.
남자 선수의 경우 올림픽 메달을 수확하면 병역 혜택을 얻을 수 있어 3위 이상의 성적이 절실하다. 21개월의 군 복무기간을 1달의 기초군사훈련으로 줄이면 해외 진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이 문창진에게 시쳇말로 “병역 브로커라가 돼 달라”고 주문하는 이유다.
축구팬들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마치고 SNS에서 “문창진이 거의 불가능한 슛 각도에서 골을 넣었다. 아시아의 메시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런던올림픽 때보다 예감이 좋다. 아시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과 같은 대형사고가 터질 조짐”이라고 기대했다. 한 축구팬은 “설레발은 필패, 끝까지 지켜보자”고 말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한국은 오는 16일 예멘을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