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신당 창당세력이 각개약진하고 있지만 통합이나 연대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야권 내 신당 세력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 등 5개 그룹이다.
이 중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지사, 김민석 전 의원은 지난 8일 통합 추진에 합의했지만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이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안 의원은 나머지 신당세력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 국민의당 창당이 우선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3일 MBC 라디오에 나와 "현재 과제는 국민의당의 정체성, 또는 후보정책을 잘 세워 국민한테 심판을 받는 것,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정"이라며 "현단계에서 야권연대 등을 거론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과 나머지 3개 신당세력 간 '소(小)통합' 후 안 의원과의 연대 내지 통합하는 '중(中)통합론'이 거론되지만 천 의원이 적극적이지 않다.
천 의원은 3개 신당세력의 통합 요청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기조 속에 거리를 두고 있고, 안 의원에 대해서도 협력이나 연대보다는 견제와 비판에 좀더 방점을 둔 모양새다.
천 의원 합류를 선언한 김성환 전 국무조정실 국정과제관리관은 이날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안 의원의 '국민의당' 발기인에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 신당에 합류, 창준위 상임부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의원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김 의원은 탈당 전 천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재결합을 타진할 정도로 천 의원과 가까운 사이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 전인 1월말까지 신당세력 통합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안 의원도 원론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더민주를 탈당한 권노갑 고문은 이날 박주선 의원을 만나는 등 통합신당 출범을 위한 촉매제 역할에 나섰다. 권 고문은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며 통합 노력을 하다 안 의원과 결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당세력이 개별적으로 독자신당을 창당한다면 향후 후보단일화 등 연대 및 통합 논의가 복잡하게 얽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야권 신당 창당세력 통합은 가능할까....김한길 역할론 주목
입력 2016-01-13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