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마음은...문재인 혹은 안철수?”아탈당·잔류 갈리는 손학규의 사람들

입력 2016-01-13 20:11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상임고문이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의 구애에도 칩거를 이어가는 가운데 '손학규계' 인사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정계 은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양측을 등거리에 두고 있지만, 일부 측근은 탈당해 '국민의당'(가칭)에 합류하고, 일부는 더민주에 남아 총선을 준비하는 등 선택이 갈리는 모양새다.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때 손학규 캠프 대변인을 지낸 김유정 전 의원은 1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 북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인 김 전 의원은 "국민의당이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정당, 민생을 최우선에 두는 정당, 신뢰받는 정당이 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손 전 고문의 서강대 제자이자 핵심 측근인 이남재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이 광주 적십자회관 수련원에서 출판기념회를 했다. 이 본부장은 광주 북구을 출마를 준비 중이며 탈당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된다. 이미 국민의당에 참여한 김경록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는 광주 출마를 결정하고 지역을 검토 중이다.

앞서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광주의 김동철 임내현 의원과 인천의 최원식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인천 계양갑의 신학용 의원도 14일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조정식 우원식 이찬열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일부는 더민주에 남아 선거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나 야당이 어려운 지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정치적 행보에 더욱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탈당설이 돌았던 전북의 이춘석 의원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이도 아닌 우리 손으로 제1당을 허물어서는 안 된다"며 당 잔류를 선언했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장선 전 의원도 야권 분열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손 전 고문을 향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 내에서는 손 전 고문에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는 방안 등 구원등판론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당도 손 전 고문의 합리적 개혁의 이미지가 당의 지향과 맞아 큰 도움이 되리라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당측에선 최근 문병호 의원이 주변 인사들을 통해 손 전 고문에게 장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당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이쪽 사람들을 만나는지 모르겠는데 손 대표님이 접촉은 안 한다"며 "현재까지는 초심 그대로이고,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은 광주에서 열린 두 측근의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 자신의 정계복귀를 위한 행보로 비칠 수 있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