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정치인 한 분과 점심식사 중 우연히 동성애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에서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서, 목회자들이 성경에서 동성애자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는가를 설교하면 금방 차별금지법으로 고발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동성애가 잘못됐다는 설교를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이 불편했다. 또한 노상에서 전도를 하면 다른 종교와 차별이 생긴다는 이유로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전도도 힘들어 졌다고 한다.
한 제과점 주인이 어느 동성애자의 결혼식 축하 케이크 만드는 것을 거절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신문기사를 모두 접했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동성애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시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규정하고 그렇게 가르쳐 왔다. 이것을 설교하지 못하면 우리 기독교는 과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또한 전도하는 행위가 타 종교에 대한 차별이 되어 법에 저촉된다면 전도 자체가 불법화되는 경우마저 생길는지 모른다.
동성애는 당사자 입장에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칠 수도 있다는 의학계의 논문이 여러 편 나왔다. 힘들겠지만 노력하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부조건 동성애자를 이해하고 허용해 주자는 분위기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더구나 이런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매우 비교육적이다.
우리 국회에도 이 차별금지법이 몇 번 제출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법을 찬성하는 국회의원 수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인권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수인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많은 선량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인권도 중요하지 않을까?
물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기독교의 존립 자체도 상당 부분 힘들어 진다. 그 정치인에게 “당신도 이 법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기독교인이라 절대 반대운동을 펼쳤다고 한다.
“비공식적인 통계이지만 국회의원 중에 거의 과반수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 법이 통과되겠느냐”고 했더니, 정치인은 웃으면서 한 기독 국회의원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그 국회의원은 “우리 교회 목사님은 동성애가 왜 문제가 되느냐고 설교를 하신다”면서 “나는 이 법에 찬성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이면서 이런 중요한 사안에 의견을 달리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나는 말했다.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그 국회의원은 표를 받기 위해 교회를 방문하는 이른바 ‘방문 국회의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때만 되면 감사 헌금과 함께 얼굴을 내미는 기독 정치인이 생각난다.
각 종 모임이 많이 이어진다. 나는 이런 모임에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별로 만나보지 못했다. 그 많은 기독교인들이 다 어디로 숨었는지 모르겠다. 1000만 명 이상 된다는 기독교인들이 모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반면 교회를 공격하고 기독교인을 공격하는 안티 기독교인은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사실 그들도 기독교인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 현재 교회에서 직분을 받은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왜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숨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러 사람 앞에서 하나님을 높이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높이시고 영화롭게 하신다는 성경 구절을 모르는 것인가. “여러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나님 앞에서 너를 시인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가.
하나님, 올해 저는 하나님을 모든 사람 앞에서 시인하고 당당하게 기독교인임을 나타내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주님을 내가 시인하지 않으면 누가 시인할 것인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는 뜻의 쿼바디스(Quo Vadis)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베드로가 십자가를 지러 다시 로마로 들어가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스도를 영광스럽게 시인하고 당당하게 기독교인임을 커밍아웃하는 교인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6년은 당당한 기독교인들이 문화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 기독교인의 커밍아웃
입력 2016-01-13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