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충청포럼 회장 추대 왜?…반기문 충청대망론 맞물려 주목

입력 2016-01-13 14:40

새누리당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이 충청권 유력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포럼' 회장에 추대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지난해 4월 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이었던 성완종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8개월간 공석으로 있던 자리를 인천 지역 재선 의원이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가 채우는 모양새여서 정치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청포럼은 지난 6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윤 의원을 차기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포럼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시 윤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고 충청권의 단합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은 오는 24일 전체 총회를 열어 윤상현 회장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윤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이지만 고향은 충남 청양이다.

충청포럼이 현 정부 들어 '충청 대망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오고, 이와 연계해 떠도는 '반기문 차기 대권론'의 근원지로 지목돼왔다는 점에서, 윤 의원의 갑작스러운 충청포럼 회장 추대는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연말 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박계 인사들 사이에서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통한 '반기문 외치 대통령-최경환 내치 총리론'이 흘러나왔던 대목과 이번 윤 의원의 '충청포럼 접수'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 핵심 인사로 대통령 특보까지 지낸 윤 의원이 정권의 핵심부와 반 총장 사이를 잇는 '메신저'이자 여권과 충청 민심을 엮어주는 중개인으로서 일찌감치 '정권 재창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은 실제로 오래전부터 포럼 회원으로 참여해왔고, 포럼은 '반기문 차기대권론'을 심심찮게 흘려오기도 했다.

한 포럼 관계자는 "포럼은 반기문 총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 모두 지지하겠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충청 포럼은 충청권 출신 유력 인사들의 모임으로 출발하긴 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장학 사업 등을 벌이면서 전국 조직으로 뿌리를 내리는 등 '호남 향우회'에 필적하는 모임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차기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절실한 여권으로서는 꼭 안고 가야 하는 조직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 스스로 차기 또는 차차기를 목표로 대권 준비에 나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킹메이커'가 아니라 직접 '50대 기수론'을 앞세워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고자 충청권의 대표주자 자리를 선점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다른 포럼 관계자는 "윤상현 의원은 명석하고 의리있는 정치인"이라며 "대권주자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도권 의원인 윤 의원이 충청 지역 모임의 대표를 맡는 데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또 불법 정치자금을 정치권에 무차별 살포했다고 스스로 고백했던 성완종 전 의원의 후임을 정권의 실세 정치인이 맡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