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여느 때처럼 아이에게 저녁을 먹이려던 30대 여성 A양(35세)은 아이가 자꾸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소리에 이곳 저곳을 살펴봤지만 열도 없고 이상을 찾을 수 없어 걱정스러웠다. 다음날 일찍 병원을 찾은 아이의 검사 결과는 급성 충수염으로, 부랴부랴 외과 병원을 찾아 맹장염 수술을 받았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10세 미만의 맹장염 환자는 약 9000여명, 70세 이상은 약 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수술이 필수인 맹장염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소아와 노인에게서 발생했을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징적이지 않은 소아 맹장염 증상, 노인은 뚜렷한 증상 없어
소아 맹장염의 경우 성인보다 진단이 어렵다.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실제로 5세 미만 맹장염에서는 복막염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응급실에서 가장 오진이 많은 질환 중 하나가 소아 맹장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는 충수돌기가 성인보다 길고 벽이 얇아 천공이 쉽게 일어나며 장을 보호하는 대망도 짧아 복막염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에게서 일어나는 증상이 복통, 구토, 식욕 부진 등이라면 소아에게서는 장염이나 변비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아에게서 맹장염이 발생하면 맹장염을 떠올리지 못하고 다른 증상을 의심하다가 수술 시기를 놓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또한, 소아는 성인처럼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나 의료진이 알아채기 쉽지 않다. 따라서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며 열이 난다면 맹장염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노인에게는 많은 질병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맹장염 또한 마찬가지로, 급성 맹장염이 생겨도 통증이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기 때문에 복막염까지 진행된 후 내원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맹장수술 및 회복에 대한 부담이 크므로 작은 이상에도 넘기지 말고 일찍 내원해 복막염까지 진행되기 전에 맹장 수술을 받도록 해야 한다.
수술 시 임상 경험, 전문 마취의 보유 여부, 높은 간호등급 등 따져봐야
소아와 노인의 경우에도 맹장염의 치료 방법은 맹장수술로 알려진 충수절제술로 동일하다. 현재 충수절제술은 단일통로복강경 방법이 가장 진화된 것으로, 최소한의 절개로 수술하므로 흉터와 회복 기간에서 환자에게 이점이 크다.
하지만 소아는 복강 내가 작아 소아 전용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외과 수술에 전문성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노인의 경우에는 연령대의 특성 상 수술에 취약할 수 있어 수술 중 모니터링을 맡아줄 수 있는 마취과 전문의, 수술 후 세심한 관리를 위한 높은 간호등급 등 인프라의 중요성이 크다.
담소유병원 맹장염 클리닉 의료진은 “맹장염에서 소아와 노인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파악하고 조기에 대처할 수 있는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수술에 취약한 연령대인 만큼 무균 수술 시스템, 간호등급, 마취과 전문의 등의 요소를 확인하는 것이 더욱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
소아 및 노인 맹장염, 맹장 수술 시기 놓치면 위험할 수 있어
입력 2016-01-13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