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각서까지 써놓고 도박 불법 몰랐다?” 거짓말 논란

입력 2016-01-13 11:27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트위터

도박 파문을 뒤로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도박이 불법인지 몰랐다”는 발언을 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오승환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해외 원정 도박이) 큰 사건이 될지 몰랐고, 불법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원정 도박 혐의로 한국에서 50% 출장 정지를 받았는데 그것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온 것이냐”는 현지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인터넷에는 “한국에서 삼십여년을 살면서 도박이 불법인지 몰랐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 빗발쳤다. 물론 “개인에 따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가 5년 전 소속 선수단에게 ‘도박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가 재조명되면서 오승환 발언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오승환은 2005~2013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로 뛰었다.

복수의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2010년 일부 선수의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상습 출입을 확인한 뒤 특단의 조치로 선수단에 ‘카지노 출입 및 도박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했다고 스포츠동아가 지난해 10월 보도했다.

도박 금지 각서까지 쓴 사람이 불법이란 사실을 몰랐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만약 오승환이 당시 각서를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논란을 피하긴 어렵다. 구단 전체가 발칵 뒤집힌 도박 사건을 겪고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2014년 11월쯤 마카오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려 도박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당시 오승환은 원정도박 사실을 상당 부분 시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도박 액수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