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약재 ‘부레 사랑’에 멸종 위기 처한 멕시코 희귀어류

입력 2016-01-12 14:24 수정 2016-01-12 14:28
중국인들의 한약재 사랑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뭉툭코 돌고래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중국 대륙에서 인기인 물고기 부레 탓에 태평양 건너 멕시코 희귀어류가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맥도날드민어(토토아바) 부레가 인기를 끌면서 함께 잡히는 뭉툭코 돌고래(바키타)가 멸종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맥도날드민어 부레는 중국 광저우와 홍콩에서 현지 시장과 온라인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영국 비정부기구인 환경조사국(EIA)에 따르면 중국에서 ‘맥씨탁두석수어(麥氏托頭石首魚)’로 불리는 맥도날드민어 부레는 지난 2년간 60~80% 가량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현지에서 약 300만원에서 1100만원대에 거래된다.

맥도날드민어 부레를 주로 찾는 것은 중국 갑부들이다. 선물용이나 수집용은 물론 자산투자 용도로까지 쓰인다. 중국에서 예로부터 한약재로 인기가 있어왔지만 의학적인 효능은 검증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물고기를 잡으면서 뭉툭코 돌고래까지 함께 잡히는 경우가 잦다는 데 있다. 멕시코 환경기후변화연구소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낸 통계에 따르면 뭉툭코 돌고래의 개체 수는 100마리 미만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년 안에 멸종할 수치다. 동물보호단체들은 19일 스웨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종국제거래 협약(CITES)에서 국제사회가 개입 결정을 내리길 고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앞으로 2년간 뭉툭코 돌고래 서식지역에서 그물망 낚시를 금지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도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EIA는 중국에서 고가로 팔리는 맥도날드민어 부레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여전히 불법으로 어업을 계속할 것이라 보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