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인 자식은 슬퍼요” 노인 10명 중 3명만 경제적 독립

입력 2016-01-12 13:25 수정 2016-01-12 15:29
사진=국민일보 DB

65세 이상 노인 중 경제적으로 독립한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경제적 독립’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리며 관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소식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씁쓸해 했다.

연합뉴스는 국민연금연구원 계간지 ‘연금포럼 60호(2015년 겨울호)’에 실린 보고서를 근거로 “노인 10명 중 3명만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나머지 70%에 해당하는 집단은 노년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경제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

2013년 국민노후보장패널 설문조사결과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65세 이상 노인 4054명(남성 1626명, 여성 24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설문조사에서 경제상태와 건강상태가 우울감 및 삶의 만족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65.7%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무응답자의 비율은 2.3%다. 장애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0.5%였다. 반면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6.2%로 집계됐다.

보고서에는 경제상태와 건강상태에 따른 우울감과 삶의 만족정도는 개인소득과 자산, 공적연금 수급액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됐다. 이것들이 많을수록 우울감은 낮고 삶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사는 반나절 만에 1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네이버 핫토픽 키워드에 ‘경제적 독립’이라는 단어가 생길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많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슬픈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흙수저로 태어나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노부모를 보살피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우울함을 호소했다. 남일 같지 않다며 걱정한 네티즌도 많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정치인들을 탓하는 내용이었다. “정치인들이 너무 많이 해먹어서(횡령 등) 어르신들 줄 돈이 없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 댓글 아래에는 “젊을 때 자식들 뒷바라지 하다 노년에 쓰레기 줍고 빈병 팔아 산다” “2인 기준 노인 가구 대부분이 기초연금 32만원으로 생활한다” “일자리를 찾는 노인의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다” 등의 답글이 달렸다.

다른 네티즌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낀 세대들은 이런 기사를 보면 슬프다”는 댓글을 달아 1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남의 일 아니라 내일의 내 모습이다. 연금은 바닥나고 안정된 직장은 없다” “선거 때마다 복지팔이 한 지가 20년이 넘었는데 어르신들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 “안정적이라고 답한 3명 중 2명은 공무원이고 나머지 한명은 천연금수저일 게 뻔하다” 등의 반응도 줄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