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어 스웨덴서도 ‘난민 남성 집단 성범죄’ 논란

입력 2016-01-12 12:50 수정 2016-01-12 13:05
ⓒ국민일보

새해맞이 행사에서 난민 신청자들이 저지른 집단 성범죄로 논란에 직면한 독일에 이어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스웨덴 일간 다겐스니훼테르는 지난 2014년 청소년 축제 ‘우리는 스톡홀름’에서 17~20세 가량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축제에 참석한 여성 청소년들을 성추행했다고 경찰 내부문서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들은 소위 난민 청년들이라 불리는 자들로, 아프간 출신이었다”고 적혀있다. 유럽 최대 규모 청소년 축제인 이 행사에는 당시 약 17만 명이 운집했다. 행사를 책임졌던 스톡홀름 시 당국자는 “젊은 남성들이 집단으로 여성을 둘러싸고 성추행을 저질렀다”며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털어놨다. 2015년 축제에서도 비슷한 사건 15건이 보고됐으나 난민이 관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더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는 건 당시 가해자 중 기소나 처벌을 받은 이가 없다는 점이다. 극우 성향인 스웨덴민주당(SD)은 이에 대해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있던 당시 경찰이 이 사건이 난민정책 반대 세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사건을 덮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선거에서 “난민 90%을 추방하자”고 주장한 SD는 13%를 획득해 역대 최고 득표율로 원내 3당에 등극했다. 일부 극우 세력은 이번 일을 보도한 다겐스니훼테르 역시 축제 직후 사건을 인지했으면서도 같은 이유로 보도를 늦췄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에서도 지난달 열린 새해맞이 행사에서 아프간 출신 난민들이 여성을 둘러싸고 성적 모욕이 담긴 말과 행동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쉬드스벤스칸은 경찰 대변인을 인용해 당시 수백 명의 아프간 청년들이 여성을 둘러싸고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현지 난민 자원봉사기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동 국가 남성들에게도 이 같은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난민 청소년 수용에 가장 적극적이던 국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홀로 유럽으로 건너오는 아동 세 명중 한 명이 스웨덴으로 향한다. 제도적으로 18세 이하 청소년이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유럽에서 가장 수월한 데다, 난민 등록 신청 기간 동안에도 아동들에 대한 처우가 좋다. 그러나 이들 중 나이를 미성년자로 속이고 홀로 건너온 난민 남성들에 대한 경고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범 역시 대부분 홀로 건너온 ‘청소년’ 난민들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