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예방대책 최종 합의

입력 2016-01-12 12:22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관련한 조정 3주체인 삼성전자, 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조정 3가지 의제 중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조정 합의서에 12일 최종 서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김지형 삼성백혈병조정위원회 위원장은 “각 교섭주체들과 합의를 거쳐 조정위원회 입회 아래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합의 내용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여성근로자 황유미씨의 급성 백혈병 진단 이후 약 8년10개월간 끌어온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해결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재해예방대책에는 외부 독립기구인 옴브즈만 위원회를 설립해 안전 점검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원장에는 서울대학교 이철수 법과대학 교수가 임명됐고 2명의 위원을 포함해 구성된다. 옴브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작업환경에 관한 유해인자 관리 평가와 작업환경 건강 역학조사 등 조사하고 개선이 필요한 내용에 대해 시정 권고하게 된다. 위원회는 조사 종료 3개월 이내에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고, 삼성전자측은 반론권을 갖게 된다.

다만 위원회는 보상·사과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는 만큼 향후 3주체의 의견을 들어보고 조정 절차를 계속해 나갈지, 어떤 전제조건을 갖고 해 나갈것인지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나머지 조정 의제에 관해서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교섭 대표단장인 백수현 전무는 “오랫동안 묵어왔던 이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른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합의 정신을 잘 이행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합의서 서명을 마친 뒤 가족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직업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이자 반올림 교섭단 대표인 황상기씨는 “재발방지 부분은 상당히 미흡하지만 너무 시간을 끌어오다보니 일단 여기서 일단락이 됐다”며 “나머지 의제에 대해 대화로 풀어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