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으로 구성된 한 모바일게임 개발팀은 우울한 개구리 캐릭터를 활용해 ‘개구리들’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배포했습니다. 우울한 개구리는 미국 만화에서 유래한 대한민국의 우울한 청년들의 대표적 자화상인데요. 국민일보 ‘20대뉴스’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사로 다룬 바 있습니다.
게임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난한 개구리 한 마리가 벤치에 쓸쓸이 앉아있는데요. 개구리는 누군가가 버스 정류장에 버렸을 법한 스타벅스 빈 커피 컵을 앞에 놓고 가여운 표정으로 돈을 구걸합니다.
컵을 클릭할 때마다 돈이 적립이 되는데요. 그 돈으로 옷도 사입을 수 있고 친구도 살 수 있고, 여자친구도 만들고, ‘LOK-rex’와 ‘Curry rice GT' 같은 명품과 슈퍼카도 살 수 있습니다. 돈 벌어 집 사기 힘든 세상이라도 게임에서만큼은 대리만족을 해야겠죠? 텐트나 펜트 하우스도 사서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력’이 합쳐져 마드리드나 워싱턴 같은 곳으로 이주할 수도 있는데요. 개발자 측은 이를 “탈조선에 성공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민이 우울한 개구리들의 최종 목표라니…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럼에도 게임은 ‘정신 집중하면 화살로 바위 뚫을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어 현실보다도 긍정적입니다.
개발자 측은 “DC인사이드 주갤럼(주식갤러리유저)들의 로망과 인생을 담아낸 게임”이라며 자신들의 게임을 극찬했습니다. 게임 설명에는 “친구 개구리를 채용해 손 까딱하지 않고 돈을 벌어보아요.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고 비트에 맞추어 춤을 춥니다. 뜨거운 돈의 열기를 피버타임으로 경험해보세요”라는 설명을 남겼는데요.
네티즌들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게임만 하면 나도 금수저가 될 수 있나” “이 게임도 유명해지면 현질 유도하겠지” “나도 스타벅스 컵 들고 종로 가면 금수저 될 수 있는 거냐… 그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현실이 힘드니 ‘거지키우기’ 같은 해학적 게임들이 늘어나는 듯” “개구리의 미세한 움직임은 잘 묘사됐다. 유행에 맞는 기획성도 눈에 띄는 듯”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