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의 졸업식이 12일 진행된다. 졸업대상자는 86명이다. 당초 예정됐던 희생 학생들의 명예 졸업식은 취소됐다. 대신 유가족들은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추모식을 진행한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원고 졸업식이 있는 12일 낮12시 안한합동분향소에서 모두 돌아올 때까지, 모두 밝힐 때까지 기다리고 함께 하겠다는 다짐으로 헌화하는 추모식을 한다”고 공지했다.
유 위원장은 이런 공지와 함께 추모식을 알리는 포스터를 한 장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에 따르면 4·16 교실 지키기 청년모임에서 주관하는 추모식은 함께 졸업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추모식은 낮 12시 안산 화랑유원지 분향소에서 진행되며 분향 후 ‘가만 있으라’ 행진을 한 뒤 국화꽃을 들고 교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유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장문의 축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의 졸업은 슬픈 일이 아니다”라고 운을 뗀 뒤 “지난 637일 동안 참으로 서럽고 고통스러웠던 길을 잘 걸어 와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또 “어른들이 몰아놓은 참사의 한 가운데서 스스로 탈출한 것이 무슨 죄라고 이 사회가 여러분에게 한 짓을 우리 엄마·아빠들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언제부턴가 오늘 졸업하는 83명 여러분들이 내 아이처럼 잘 커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가는 곳마다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받을 것이다. 위한답시고 특별하게 대해주려는 사람도 있을 거다”라고 걱정한 유 위원장은 “그래도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줘라. 별이 된 250명 친구들과 12분 선생님이 여러분을 지켜줄거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교 측에 가족협의회에서 축사를 할 수 있을지 문의했지만 생존자 학부모들이 안했으면 한다는 이유로 거부했기에 공개적으로 축사를 하게 됐다는 배경을 밝혔다.
한편 단원고는 오전 10시30분부터 단원고 내 단원관에서 졸업식을 진행한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외 생존학생 75명 등 전체 86명이 졸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희생 학생들에 대한 명예 졸업식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4·16가족협의회 등 유가족의 반대로 취소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살아 있었다면 오늘 졸업인데…” 단원고 희생자 졸업식 대신 추모식
입력 2016-01-12 09:44 수정 2016-01-12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