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사고가 잦은 국내 저가항공사 6곳에 대해 두 달간 특별안전점검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 마카오발 에어부산 항공기가 기체결함으로 24시간 동안 발이 묶이는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11일 오전 2시 5분쯤 중국 마카오에서 출발, 오전 6시 15분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BX382편에서 기체결함이 이륙 전 발견됐다. 에어부산 측은 항공기 수리를 위해 24시간 지연운항을 신고했고, 수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 12일 새벽 손님들을 태우고 부산에 올 예정이다.
예약 승객 183명은 중 일부는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지만 150명 가량은 현지에 남아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부산은 해당 항공기의 결함에 대해 “서리방지 장치인 ‘안티 아이싱’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장치의 고장으로 비행기가 착륙하고 나서 기온 차가 생기면서 기체 앞면 차창(윈도우)에 갈라짐(크랙) 현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부산측은 해명과정에서 언론에 차창 갈라짐 현상을 숨겼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승객이 사고원인 축소 의혹을 제기하자 뒤늦게 이를 인정해 눈총을 샀다.
승객들은 “현지 직원으로부터 비행기가 이미 마카오에 올 때부터 차창에 이상이 있어 경고 신호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에어부산은 정확한 사실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안티아이싱 고장으로 착륙 후 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면서 “크랙보다 안티아이싱 고장이 더 심각한 문제여서 해당 내용만 밝혔을 뿐 운항과정에서 안전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승객들은 에어부산 측의 항공기 지연 후속 조치가 부실했다고도 지적했다. 승객 박모씨는 “출발이 임박해서야 지연을 통보해 황당했고, 현지 직원은 줄곧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새벽 4시까지 아무런 대응책도 못 내놓다가 곰팡이 핀 호텔을 대체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보고 저가 항공사가 아니라 저질 항공사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정부가 저가항공 경고했는데 에어부산 항공기 기체결함으로 24시간 지연…거짓해명 논란
입력 2016-01-12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