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융합물질 개발…이른 시기에 추가 핵실험 가능”

입력 2016-01-11 20:39

김성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인문한국)교수는 11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그에 따른 한미일의 협력 강화는 오히려 대북 압박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중국이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펴게 되는 '반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포럼 '긴급진단: 북한 4차 핵실험 평가와 대응전략'에 하루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는) 중국, 러시아 대(對) 한미일이라는 동북아에서의 세력 대립으로 북한은 국제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북 제재가 "북한 지도부가 견디기 힘든 제재여야 하지만 중국의 독자적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삼각협력 및 대중국 압박의 최적점(optimal point)이 무엇인지 그리고 중국의 대북한 역할에 대한 교환은 무엇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자 회담에 대해서는 "환경은 변화됐지만 회담 자체의 유용성은 남아 있다"며 "6자 회담의 성공은 미중, 한미중의 합의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가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취하려는 목적은 국지적 도발에 대한 응징, 억제하는 데 국한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북한 핵실험과 대북 방송의 교환 가치도 상응하지 않다"고 그는 주장했다.

김 교수와 함께 포럼 발제자로 나서는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문에서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전략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위력이 강화된 부분 핵융합 폭발 실험을 수행했으나, 기대만큼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이번 실험의 폭발 위력이 작다는 점을 들었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폭발력은 6kt(1kt은 다이너마이트 1천t에 해당)에 불과했고, 실험장의 매질(파동을 매개하는 물질)을 감안해도 폭발력은 6∼12kt 정도라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북한이) 핵융합 물질 개발에 성공했고 지하 핵실험의 장점을 이용해 많은 측정치들을 얻었을 것"이라며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마냥 실패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다음번에는 상당히 강화된 위력의 핵실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 시기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