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추가도발 예상 시나리오” 확성기 타격·NLL침범 등 거론…일각선 군사충돌 우려

입력 2016-01-11 18:36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미군은 전략자산(전략무기)까지 한반도로 출동시켰지만 북한은 아직 주목할 만한 군사적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최근 가동한 대남 확성기는 대남 도발용 성격이라기보다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에 대한 맞불 성격을 띠고 있어 북한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1일 미국 장거리 폭격기 B-52의 한반도 상공 전개에 대해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긴 했지만, 아직 당이나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는 상태다.

북한이 이처럼 예상 밖으로 조용한 것은 북한 당국이 현재 '수소탄 실험' 이후의 축제 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부에 신경을 많이 쓸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북한은 평양을 비롯해 평안북도, 자강도, 강원도, 함경북도, 양강도, 나선시 등지에서 '수소폭탄 실험 경축' 군중대회를 열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1일 핵 과학자 등 수소폭탄 실험 관계자들을 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불러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은 일단 지금의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 움직임을 좀더 관망하면서 대화로 국면을 전환할 지, 추가도발에 나설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이 전쟁 직전까지 갔던 작년 8월에도 북한은 바로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조금 지나 북한은 우리의 확성기 방송이 8·25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해 본격적인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북한이 도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하더라도 그 시점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확정된 이후가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워낙 격앙된 상황인 만큼 당분간 숨고르기를 하다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식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인식이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가장 강도 높은 무력시위인 장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따른 대응 수단으로 남겨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에 나설 경우 어느 정도의 수위가 될지에 대해서는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양 교수는 "예상되는 무력시위로는 대북확성기 타격, 비무장지대 군사력 집중, 북방한계선(NLL) 침범, 미사일 발사 등이 있다"면서 "군사적 무력시위 흉내를 내면서 인터넷 공격 등을 통해 남한 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휴전선에서 군사적 충돌과 함께 확전의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예상외로 높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한 상황에 대비한 치밀한 대응과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될 경우 국민을 어떻게 안심시키고 상황을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