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의원 탈당 쓰나미 재개” 안철수, 광주 찾아 탈당 회오리 만들기

입력 2016-01-11 17:36

더불어민주당 내 호남권 의원들의 이탈이 11일 다시 시작되면서 당이 또 한 번 출렁거리고 있다.

이날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을 시작으로 주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등 호남권 인사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뤄질 경우 텃밭민심 이탈이 가속화하는 수준을 넘어 수도권 민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표 등 주류는 인재영입과 조기선거대책위 구성을 통해 원심력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탈당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가칭 국민의당 창당에 나선 안철수 의원은 이날 호남의 심장부 '광주'를 방문해 호남의 적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세 확산에 나섰다.

한동안 잠잠하던 호남권의 탈당이 재개됐다. 이날 김관영 의원의 탈당은 지난달 25일 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에 이어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는 17일만이다.

문제는 호남권 탈당 쓰나미가 이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점이다.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이 13일 탈당을 예고한 가운데 광주의 장병완·박혜자 의원, 전남의 박지원 김영록 이윤석 이개호 의원도 주중, 늦어도 내주 초에 당을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모두 탈당하면 전체 호남 의석 30석 중 더민주 의석은 14석만 남게 된다.

여기에 더해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고문이 12일 동교동계 인사 15명 가량과 함께 더민주를 탈당한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14일 전직 의원 등 옛 민주당 세력인 구(舊) 민주계 40여명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지도부의 전권을 선대위로 넘기고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는 2선 후퇴하는 조기 선대위 성사에 공을 들이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거나 당사자가 고사하는 바람에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내 인사 몫 선대위원장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정세균 전 대표 등이 거론된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긴급 투입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해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손 전 고문의 선대위원장 영입 문제에 대해 "대변인에게 물어보라"고 말했고, 박 전 원내대표 투입설에 대해서는 "논의중"이라고만 대답했다.

탈당 흐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 확정되면 한 번 보자. 지금은 말씀 드리기가 좀…"이라며 곤혹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표는 대신 이날 청년 디자이너 김빈(34)씨를 영입하는 등 주중 3~4명의 외부인사 추가 영입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당직자는 "우리가 언제까지 안철수 의원과 탈당파에 대해 할 소리를 못하고 있어야 하는가"라며 공세적 대응의 필요성을 거론했지만 똑부러진 결론을 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측 도종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통해서 정치적 연명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라며 "저는 떠난 분들이 남긴 실망의 공백을 채우는 일을 하고자 한다"고 탈당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호남에서 시작된 더민주 이탈 바람을 잠재울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탈당 흐름이 수도권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주저하던 수도권의 호남 출신 지지층도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설날 이후 수도권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빨리 전면에서 물러나고 조기선대위를 구축해야 그나마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하루이틀 자꾸 미룰 일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의 신학용 최원식, 서울의 노웅래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의원들도 탈당 문제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전날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한 데 이어 이날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등과 함께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호남의 확고한 지지가 신당 성공의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12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에는 김한길 의원을 비롯해 김영환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의원이 이미 결합한 데 이어 이날 권은희 김관영 의원이 추가 합류를 선언하는 등 현역의원 세불리기도 탄력을 받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