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더니'…주택 4채 태우고 중화상

입력 2016-01-11 07:00

한 남성이 자신을 괴롭히던 빈대(bedbug)를 태워 죽이려다 아파트에 화재를 내고 자신은 심한 화상을 입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시간 주 최대도시인 디트로이트 중심부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살던 남성은 지난 3일 새벽 빈대를 잡으려다 실수로 불을 낸 뒤 현재 병원에서 화상을 치료받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장실 대변인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이날 새벽 빈대에 물려 잠을 깬 뒤 빈대의 접근을 막기 위해 침대와 자신의 몸에 알코올을 분사했다. 잠이 깬 탓에 침대에 앉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던 이 남성은 흡연 도중 빈대가 침대 부근에서 보이자 태워 죽이기로 마음먹고 불을 침대 가까이 가져갔다. 순간 알코올을 머금은 침대에 불이 붙었고 이 남성의 몸으로까지 순식간에 옮겨 붙었다.

화재가 나자 새벽잠에 빠져 있던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느라 아수라장이 됐다. 화재를 낸 이 남성은 간신히 탈출했지만 심한 화상을 입었고, 다른 주민 4명도 부상을 입었다.

아파트 단지 전체 48가구 중 네 가구가 불에 탔고, 이십여 가구는 자동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집이 물바다가 됐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빈대 때문에 한 여성이 아파트에 화재를 낸 적이 있고, 미네소타 주에서는 빈대와 얽힌 살인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미국에서는 빈대로 말미암은 사건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