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영방송 ABC의 심야 간판 토크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는 북한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7일(현지시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축하해요 북한!(Congratulations North Korea!)’이란 편집 동영상을 올렸다. 리포터는 거리에 나가 밝은 표정으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는데, 전 세계가 축하하고 있다”라고 바람을 잡은 뒤, “북한을 축하하거나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영문을 모른 채 진심으로 북한을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미국 시민들 입에서 나왔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붉은 목도리 차림의 여성은 “매우 잘 됐네요(That's really good)”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질문자가 “북한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세요”라고 요청하니, 이 여성은 “축하해요 북한!”이라며 “결국 때가 된 거죠. 그렇지 않나요”라며 미소지었다.
뿔테 안경의 젊은 남성은 “제 생각엔”이라며 어휘를 고르는 듯 웅얼거리더니, 결국 “꿈은 언젠가는 이루어지기 마련(Dreams can come true)”이라고 나직이 말했다. 물론 질문자가 북한에게 응원의 말을 해달라고 주문해서다. 후드티 차림의 흑인 남성 역시 “계속 꿈꾸면 이루어진다”라고 했다.
체크무늬 차림의 백인 여성은 “축하해요 김정은”이라며 “계속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미 키멜 제작진은 “거리에 나가 충분히 발랄하게 질문을 던진다면, 그 어떤 것에라도 축하를 보낼 수 있음이 증명됐다”고 영상을 설명했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소감 또한 독특했다. 한 영어권 이용자는 “북한이 분명 이 영상을 프로퍼간다용으로 악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좀더 과격한 이용자는 “이런 영상에 나오는 우둔함이 바로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 저런 폭탄의 사용을 정당화 한다”라고 했다. 사우스 코리아와 노스 코리아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평균 이하 미국인들의 수준을 꼬집은 것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