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6m 황금빛 마오쩌둥 조각상 완공직전 철거 ‘논란’

입력 2016-01-10 20:00
중국의 시골마을에 들어설 예정이던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의 대형 조각상이 완공 직전에 돌연 철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허난성 카이펑시 퉁쉬현 주스강촌에 들어설 36m 높이의 대형 마오쩌둥 조각상이 지난 8일 현 정부에 의해 갑자기 철거됐다.

외관이 모두 황금색인 이 조각상 건립에는 총 300만 위안(약 5억4000만원)이 들어갔다. 제작비 마련은 현지 기업가가 주도한 가운데 촌민들 상당수도 동참했다고 인민망은 전했다.

인민망은 취재결과 이 조각상이 철거된 이유는 현지 당국의 허가 절차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AFP통신 등 외신들은 이 조각상의 건립을 두고 중국 인터넷 등에서 비판 여론이 제기된 것이 철거의 진짜 이유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조각상 건립 소식이 현지언론과 외신에 보도된 이후 중국 인터넷에서는 마오쩌둥 당시의 전제정치로 인해 주민들이 받은 고통이 되살아난다는 비난이 일었다.

퉁쉬현의 국토자원 담당자는 인민망에 조각상이 철거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철거 이유는 자신들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은 중국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통해 큰 혼란을 초래했다는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혼재한다.

철거 소식이 알려진 후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무책임한 조치로 거액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중국 소후닷컴이 현지 당국의 철거조치를 어떻게 보는지를 조사한 결과 설문 참여자 2만1000여명 가운데 58%가 “제작 초기에 제지하지 않고 사후에 철거해 돈을 낭비했다”고 응답했다.

30%는 제3자가 개입해 철거의 진짜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철거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