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김 전 회장이 자신이 인간 조련사라고 말하며 상식 이하의 행동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로는 운전기사와 관리부장, 비서실장에 이어 4번째다. 온라인 곳곳에선 몽고식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워렌 버핏(85)과 비교하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연합뉴스는 10일 2009년 8월부터 3년간 김 전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A씨가 자신이 당한 폭행 피해를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처음 폭로한 운전기사와 마찬가지로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으며 김 전 회장은 입버릇처럼 ‘내가 인간 조련사다’라고 말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욕하고 엉덩이를 걷어차고 머리를 때리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했다”고 주장했다.
“몽고식품에서 일을 하면서 3~4번 정도 사직과 복직을 반복했다”는 A씨는 “김 전 회장의 만행을 이기지 못해 회사를 그만뒀다가 다른 기사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일이 잦아 회사 권유로 복직을 반복했다”고도 말했다.
A씨는 또 “쉬는 날도 한 달에 이틀 정도 평일에만 가능했으며 김 전 회장이 일요일에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가보면 주말 시장에 가는 것이 전부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새벽에 대기하면서 서러움에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A씨는 “그만두고 싶어도 가족을 생각하니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폭로에 몽고식품 측은 A씨가 회사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다고 확인해 A씨의 주장이 근거없는 얘기가 아님을 시사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몽고식품 불매 운동으로 갑질의 끝을 보여주자”고 제안해 큰 공감을 샀다. 이밖에도 “수십년 쌓아온 명예를 발톱의 때만큼도 안 여기던 직원한테 당했네!” “대국민 사과할 때 웃더니 표정관리 못할 때부터 알아봤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인 워렌 버핏과 대조된다며 그의 명언을 공유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이 네티즌은 김 전 회장의 만행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한 뒤 “고개를 숙이며 대단히 잘못했습니다를 기계적으로 말하는 갑질 회장의 모습을 보며 워렌 버핏의 말이 떠오른다”고 적었다. 그 후 “평판을 쌓은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는 명언 이미지를 첨부했다. 그는 또 “평판을 쌓는데 110년이 걸린 몽고식품. 창원 공장에 걸린 슬로건처럼 사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물은 캡처 된 이미지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이 네티즌의 주장에 공감한 다른 네티즌들은 “갑질 회사들이 이렇게 언론에 공개돼 뭇매를 맞았으면 좋겠다” “매출이 떨어지면 개선될까”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현했다.
현재 몽고식품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차단돼 공식 입장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마산시 자산동에 장유 양조장을 설립한 것이 시초가 된 몽고 식품은 110년의 전통을 이어온 향토기업으로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실려있다. 대전에 따르면 김흥구 사장이 산전 장유 양조장의 사장으로 취임해 1946년 몽고 장유 공업사로 상호를 변경, 재창업했다. 1972년 1월 김 전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09년에 장남인 김현승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한편 김 전 회장의 수사를 진행하는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피해자들의 조사와 관련 증거가 마련되는 대로 김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몽고식품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이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도 특별감독 기간 전후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전 회장의 아들 김현승 대표이사를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