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키고 선수생명을 연장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여서 야구팬들은 비행기의 최종 행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YTN은 10일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오전 11시 에이전트와 함께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은 괌에서 개인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우리나라로 돌아와 미국 출국을 준비했다. YTN은 오승환이 탑승한 비행기의 행선지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라고 전했다.
디트로이트는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소속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연고지다. 같은 지구에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캔자스시티 로열스, 박병호(30)의 소속팀 미네소타 트윈스가 있다. 지난해 캔자스시티는 1위, 미네소타는 2위, 디트로이트는 최하위(5위)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타진 과정에서 물망에 올랐던 팀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종합하면 오승환의 행선지는 디트로이트보다 인근 도시에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일 가능성이 있다.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소속이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으로,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30개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승률(0.617)을 기록한 강호다. 같은 지구에는 강정호(29)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있다.
오승환의 최종 행선지가 어디든 양대 리그의 중부지구로 이적하면 박병호, 또는 강정호와 2016 시즌 내내 맞대결을 벌일 수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63경기에 등판해 41세이브 2승 3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한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고 2년 계약을 만료했다. 한신은 당초 오승환의 잔류를 요청했지만 해외 원정도박 파문이 불거지면서 재계약 협상을 포기했다.
오승환의 해외 원정도박 파문은 높지 않은 처벌 수위에서 일단락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지난달 30일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오승환, 임창용(40)을 각각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지난해 11월 마카오 카지노에서 각각 4000만원대 바카라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오승환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큰 잘못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지만 야구팬들의 비난은 여전히 빗발치고 있다. 오승환에게 이번 출국은 선수생명을 연장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보편적으로 2월 중순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오승환에게 주어진 협상기간은 촉박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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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0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