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샤르가 미드필더? 안정환 축알못ㅋㅋ”… 사실은?

입력 2016-01-10 12:34 수정 2016-01-10 15:05
MBC 마리텔 방송 화면촬영

안정환(40)을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든 올레 군나르 솔샤르(43·노르웨이)는 스트라이커로만 뛰었을까. 그렇지 않다. 솔샤르는 주력 포지션이 공격수지만 안정환의 말대로 미드필더를 병행했다.

솔샤르에 대한 평가의 대부분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선수 시절에서 찾을 수 있다. 솔샤르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맨유에서 뛰었다. 라이언 긱스(43·웨일스), 데이비드 베컴(41)과 함께 1990년대 중후반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당시 맨유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75·스코틀랜드)은 솔샤르를 공격수로 활용했다. 주전은 아니었다. 1999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인 드와이트 요크(45·트리니다드토바고)와 앤디 콜(45)이 구성한 맨유의 투톱에서 솔샤르는 교체 전력이었다. 하지만 솔샤르는 공격진에서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퍼거슨에겐 가장 좋은 조커이자 대체 공격수였다. 그래서 솔샤르에게 붙은 별명이 ‘슈퍼 서브’다.

솔샤르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한 적이 있었다. 2003-2004 시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베컴의 포지션이었던 맨유의 오른쪽 윙어를 솔샤르가 대신 맡았다. 그러나 솔샤르는 이미 전성기가 살짝 꺾인 30대로 진입했고,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면서 오른쪽 윙어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솔샤르는 2007년 은퇴한 뒤 지도자로 전향했다. 맨유 리저브 팀, 잉글랜드 카디프시티를 거쳐 지금은 조국 노르웨이에서 몰데 FK를 지휘하고 있다. 2014년 짧게 부임한 카디프시티에서는 김보경(27·전북 현대)을 만났지만 깊은 인연을 쌓진 못했다.

솔샤르는 모처럼 우리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9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 출연한 안정환의 발언이 계기였다. 안정환은 솔샤르를 언급하면서 “나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 미드필더”라고 말했다. 솔샤르를 공격수로만 기억하는 축구팬들을 들끓게 만든 발언이었다. 축구팬들은 안정환을 ‘축알못’이라고 공격했다.

‘축알못’은 축구를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안정환은 네티즌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마리텔의 인터넷방송 채팅화면에서 ‘축알못’ 지적을 받고 흥분한 듯 화이트보드에 전술 대형까지 그리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멀티 플레이어란 뜻이다. 나도 공격형 미드필더다”라고 되받았다. 그래도 네티즌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안정환은 “이제 솔샤르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축구팬들은 마리텔 종영 이후에도 솔샤르의 포지션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솔샤르의 포지션을 확인하기 위한 축구팬들의 검색이 꼬리를 물었다. 솔샤르의 이름은 10일 오전 SNS 타임라인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요동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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