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영입인사들,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

입력 2016-01-10 08:0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더 젊고 유능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야심 차게 영입한 인재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영입이 바로 비례대표 후보 상위권을 보장하지 않는 등 '영입 프리미엄'이 많이 사라진 상황에서 나름 당에 기여할 방법을 찾으며 몸값 올리기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건 '영입 1호'이자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저격수'를 자임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다.

표 전 교수는 반 총장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자 작심한 듯 페이스북에 "국내 정치에 눈 돌리지 마라", "사무총장직을 개인 능력으로 쟁취했나?" 등의 글을 올려 비판했다.

입당 전부터 다양한 방송활동 등을 해온 표 전 교수는 SNS와 당 팟캐스트에서 특유의 입담으로 정치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당을 홍보하고 있다.

게임전문업체 웹젠의 김병관 이사회 의장은 역시 벤처기업가 출신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대항마'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의장은 입당회견에서부터 "그분이 사장님인 회사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면서 안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다.

당내에 부족한 IT 전문가인 김 의장은 지난 8일 열린 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회의에도 참석, IT 벤처산업 정책에 대해 자문했다.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영입 다음날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일찌감치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기회를 얻었다.

이 전 수석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긴급 소집된 당 대책회의에 참석, 수년간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관계, 통일정책 등을 다룬 정통 외교관료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후 라디오 인터뷰 등 여러 언론 매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안 제시를 하면서 더민주에도 새누리당 못지않은 외교안보 전문가가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렸다.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로 입당한 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 김 교수는 입당회견을 한 지난 6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했고 더민주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응하고자 설치한 '소녀상의 눈물 운동본부'에서도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의 주요 대외활동으로 내세웠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술치료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리면서 당 활동을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다시 개인 신분으로 돌아갔다.

영입인재들은 입당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전통적인 출마 경로인 비례대표는 지난 12월 문 대표가 모든 공천을 상향식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보다 문이 많이 좁아졌다.

또 과거에는 비례대표 순번 20위 안에 들면 당선이 보장됐지만, 안철수 신당의 출현으로 야권표가 분산되면서 당선 안정권이 좁아질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10일 "선거구 획정에서 지역구 의석은 늘고 비례대표 의석이 줄 가능성이 큰데다 이번에는 야권이 갈라지면서 비례대표로 당선되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