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묻지마 폭행’으로 논란을 샀던 강남 경찰서가 재수사 전담팀을 지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의대생 A씨(25)는 백인과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지만 3개월째 범인을 찾지 못했는데요. 단순한 폭행 사건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강남 한 복판에서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는데도 범인을 찾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위신이 안 서겠죠. “청년의 억울함을 풀었으면 좋겠다”는 네티즌들의 바람이 실현되길 바랍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력형사 1개팀을 전담반으로 지정해 철저하게 수사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은 책임감을 통감하나 폭행 영상을 피해자 측에 주지 못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는데요.
앞서 네이트 판에는 A씨의 여동생이 “친 오빠가 강남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습니다. 글쓴이는 “백인을 포함해 신원 불명의 두 가해자로부터 폭행을 받고 초진 8주에 재진 3주의 진단이 나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국민일보가 9일 관련기사를 보도하며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14일 토요일 새벽 3시쯤 일어났습니다. 신논현역을 걷던 A씨는 술을 깨며 쉴 찜질방을 찾기 위해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는데요. 여동생은 당시를 “그러자 백인과 한 한국인 남성이 오빠를 낄낄대며 업신여겼고 뒤돌아선 오빠에게 갑자기 폭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동생은 A씨의 일그러진 얼굴과 충혈된 눈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잘생긴 청년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A씨의 여동생은 “수사를 맡은 형사께서 증거 확보를 미루고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며 “CCTV 영상을 달라고 요구하자 초상권 문제가 있다느니, 정보공개청구를 해라느니, 아직 수사 중이라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상 어쩔 수 없었다”며 “CCTV는 확보를 요청했기에 조기에 확보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길을 물은 뒤 10분 뒤 가해자들에게 다시 돌아와 일방적으로 맞았다. 그래서 묻지마 폭행이라 할 수는 없다”며 “강력형사 1개팀을 전담반으로 지정해 추가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를 본 네티즌들은 “편의점 맥주 계산 내역을 보면 되지 않습니까, 범인을 제발 잡아주세요” “서울 도심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CCTV에 찍혔는데도 못 잡는다구요?”라며 피해자를 걱정했습니다. 폭행이 일어났다면 가해자들은 당연히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하는게 맞겠죠. 피해자의 억울함이 하루 속히 풀렸으면 합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백인의 강남 묻지마 폭행, 경찰 수사 나서 “잘생긴 청년 힘내요!”
입력 2016-01-10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