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히틀러’… 자서전 재출간 한국어 번역 요청도

입력 2016-01-09 11:24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이 2차세계대전 이후 70여년 만인 8일 재출간 되자 독일 국내외에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나의 투쟁'은 반(反)민주적·반유대적 극우 사상을 담은 위험한 저서로 인식됐다. 책의 저작권을 가졌던 독일 바이에른 주(州)는 독자들이 선동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무려 70년간 출간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1일자로 저작권이 만료된 '나의 투쟁'은 뮌헨 현대사연구소가 수년간의 준비 끝에 비판적 주해를 담은 2000페이지 정도의 ‘주석 나의 투쟁’으로 재출간됐다.

현대사연구소(IFZ)는 '나의 투쟁'을 둘러싼 신비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전문가의 논평을 포함한 비판적 판본을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치 홀로코스트의 전조가 담긴 것으로 여겨지는 '나의 투쟁'을 읽는 것이 히틀러 사상의 참혹한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요한나 반카 교육부 장관은 히틀러의 사상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고히 하기 위해 주석본을 국가 전역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계유대인회의 로널드 로더 의장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받을 상처를 고려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자들이 이미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논란적인 저서가 굳이 수천 페이지나 되는 주석본으로 시중에 판매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독일 시민들은 심리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히틀러와 그의 서적은 오랜 기간 금기시돼왔기 때문이다. 일부 서점은 히틀러의 서적을 주문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나의 투쟁’ 재출간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이 책은 독일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사연구소 측은 독일과 국외로부터 모두 1만5000여 건의 주문이 몰려 초판부수인 4000 부를 크게 초과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중국어,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