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방송 재개…경기북부·강원 접경지 주민들 긴장

입력 2016-01-08 16:14
경기 북부·강원도 등 북한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생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방송 재개가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국내 유일의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의 김동구 이장은 “TV를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는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만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마을인 통일촌 이완배 이장도 “주민들 대부분이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있다”며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라면 대북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 이광일(52)씨는 “지난해에 대피령 때문에 고생하긴 했지만, 북한에 당하고만 살 수는 없다”며 “북한에서 우리의 대북방송을 무서워한다면 당연히 방송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탈북 단체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11월 23일 낮 북한의 느닷없는 포탄 공격을 받은 연평도 주민들도 긴장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냈다.

주민 김모(58)씨는 “여기 사람들은 북한의 도발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경험이 있어 북측 상황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연평면 동부리 박춘근(56) 이장은 “뭍사람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연평도에 사고가 터질 것처럼 여기는 데 주민들은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내 접경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주민 대피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화천지역 주민 김모(54)씨는 “지난해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여파로 외출과 외박 군인에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번 일로 또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군 부대 요청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철수시켰다. 양구 을지 전망대와 제4 땅굴도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 을지 전망대를 찾은 고영철(74·원주시)씨는 “오전에 전화로 문의했을 때는 정상 운영한다고 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문을 닫았다”며 허탈해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