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어머니와 1주일 함께 지낸 40대, 뒤늦게 발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이 숨진 70대 노모와 1주일 정도를 함께 생활한 것으로 드러나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0∼12시쯤 대구 한 구청 복지담당 부서에 A씨(45)가 찾아와 “어머니가 1주일 전에 돌아가셨다. 장례비를 지원받을 수 있느냐.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상담을 한 공무원은 A씨가 구청을 떠난 뒤 바로 해당 주민센터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고 사실여부 확인을 부탁했다. 이에 주민센터 한 직원이 경찰관과 함께 A씨 집을 찾았고, 방안에서 A씨 어머니 B씨(76)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구청 관계자는 “A씨 말과 행동이 이상해 상담 후 바로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며 “한 집에서 생활한 A씨 모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있어 A씨는 장례비로 7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고혈압 약을 복용한 B씨가 지병을 앓다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말 함께 TV를 보던 어머니가 갑자기 숨을 가쁘게 내쉬며 쓰러져 방안에 눕혀 놨고 숨진 사실을 알았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고민하다 뒤늦게 구청에 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숨진 B씨에게서 타살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