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때 늦었다” 문재인, 5일 권노갑과 회동…탈당 만류했으나 설득 실패

입력 2016-01-08 08:01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지난 5일 회동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이와 함께 동교동계에 뿌리를 둔 현역 의원 그룹도 7일 권 고문과 면담을 하고 탈당을 만류했으나 설득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권 고문이 탈당할 경우 호남 민심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총력전에 나선 흐름이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표는 5일 권 고문과 따로 회동을 하고 당에 남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로 입장을 이야기하고 헤어졌으나 문 대표가 권 고문으로부터 탈당을 하지 않겠다는 답을 듣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12월18일 만남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권 고문은 문 대표가 사퇴해 2선 후퇴하고 비대위로 가야 한다고 했지만, 문 대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이후 문 대표는 몇 차례 권 고문에게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다가 이번에 뒤늦게 회동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전병헌 최고위원, 설훈 강동원 의원 등 동교동계에서 정치를 시작한 당 현역의원 그룹도 이날 오후 여의도 한 호텔 커피숍에서 권 고문과 만남을 갖고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했으나, 뚜렷한 소득을 얻어내지는 못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문희상 전 국회 부의장도 이 자리에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한 인사는 "권 고문이 '심사숙고하겠다', '이희호 여사님도 만나뵙고 말씀을 들어보겠다'고 했다"며 "고민이 많은지 얼굴이 많이 수척해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교동계 인사들은 "탈당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마음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금주 후반부 탈당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권 고문은 내주께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전북 군산 출신의 김관영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서도 물밑에서 다각도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탈당한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문 대표 취임 후 수석사무부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초 7일 오전 탈당 기자회견을 하려다 일단 내주 후로 탈당 결행을 미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도 이날 일부 범주류 중진들이 찾아가 탈당을 만류하는 등 설득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인사는 "친노, 친문 진영의 인사들이 탈당을 막기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면서도 "지금 와서 상황을 되돌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전 원내대표도 탈당 결심을 굳히고 시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