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경찰서는 7일 전국을 돌며 상가와 차량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 절도)로 A씨(33)를 구속하고 부인 B씨(23)를 불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9일 오후 10시쯤 보령시 동대동 소재 주차장에서 부인이 망을 보는 사이 남편 A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에 들어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지와 신용카드를 훔쳐 현금 560만원을 인출했다.
이들 부부는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560만원을 인출한 뒤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리고 금세 자리를 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철창에 갇히고, 부인은 임신 5개월의 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전국을 돌며 농촌 지역에 주차된 차량에 들어가 금품을 훔쳤다.
보령에서 현금 인출에 이용한 카드는 ATM기 인근의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훔친 것이었다. 차량 안에서 숫자 네 개가 적힌 메모지도 함께 가지고 나온 이들은 인근 은행으로 향해 인출을 시도했다.
비밀번호가 맞는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ATM기를 바라보던 A씨와 B씨는 돈을 뽑는데 성공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이들의 ‘찰떡궁합’은 절도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A씨가 차량에 들어가 금품을 들고 나오는 사이, 멀지 않은 곳에서 부인 B씨가 망을 봤다. 절도 전과가 있는 남편이 주도하고 부인이 그를 도운 것이다.
부인 덕분에 A씨는 마음 놓고 범행할 수 있었고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충남·북과 경북 등 전국을 돌며 55차례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칠 수 있었다.
B씨의 뱃속에 아기도 있었지만 이들은 거리낌이 없었다.
농촌 지역의 화물차 운전자들이 차량 문을 잘 닫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도 노려 절도 행각을 이어갔다.
기쁨도 잠시 폐쇄회로(CC)TV를 면밀히 분석한 경찰에 뒤를 밟혀 결국 검거됐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7일 상습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남편은 훔치고 부인은 망보고… ‘부창부수 절도범’
입력 2016-01-07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