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지역주민 설명회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불참으로 파행을 빚었다. 해당 지역주민들이 예정된 설명회 무대를 점거하면서 제주도가 설명회 장소를 예정시각 10분 만에 변경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용역보고서 지역주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2공항이 들어서는 난산리·수산1리·신산리·온평리 등 4개 마을주민들이 오전 9시30분부터 무대를 점거하면서 설명회 원천봉쇄에 나섰다. 이들은 ‘제2공항 결사반대’를 외치며 설명회 진행을 막았다.
국토부 관계자와 용역진을 향해서도 “주민동의 없이 추진된 제2공항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만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제주도는 예정된 장소인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설명회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오전 10시40분쯤 설명회 장소를 성산읍사무소 대회의실로 변경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설명회 개회를 선언한 뒤 “도민에게 제2공항의 최적 입지 선정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부지에 포함된 주민들이 정석 비행장과 기존 제주공항 확장, 수산굴 훼손 등의 문제를 그동안 많이 지적해 왔다”며 “해당 주민들이 당혹감이 클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을 수행한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 책임 연구원인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가 용역에 대해 설명을 한 뒤 참석자들의 질의를 받고 설명회를 마쳤다.
결국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 속에 10분 만에 끝났다. 일부 주민들은 회의실 앞 단상으로 진입하려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제2공항 부지에 가장 많이 편입된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설명회 자체가 형식적 통과의례라며 아예 불참했다.
주민들은 원희룡 지사에게 “누구를 위한 설명회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수산1리·신산리·난산리 주민들은 이날 ‘성산읍 제2공항 반대 위원회'(가칭) 출범을 알리고 앞으로 연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조상대대로 한평생을 살아온 성산은 우리의 전부”라며 “해당 마을 간 연대와 시민단체 및 종교단체와도 힘을 모아 공항 부지 선정을 무효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4·13 총선에서 제2공항을 찬성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원 지사가 조만간 입지 선정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모든 연대세력과 합심해 주민소환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2공항 첫 공개설명회 주민반발로 파행
입력 2016-01-07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