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으로 서류 위조’…나랏돈 40억 가로챈 행사대행사들

입력 2016-01-07 12:27
공공사업 행사를 대신 진행하는 행사대행업체들이 세금계산서를 포토샵으로 위조하거나 거래금액을 과다 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40억여원을 가로채다 덜미를 잡혔다. 이들 업체는 과거에도 허위 계산서 등을 제출하고 나랏돈을 가로채다 적발된 전례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출 내역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꾸며내 공공 행사비를 타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상 사기) 등으로 행사대행업체 A사 대표 오모(55)씨 등 5개 행사대행사 관계자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2012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 부대행사’(학술회의) ‘2012 대전세계조리사대회’ 등 46개 정부 기관과 산하단체가 발주한 72개 공공사업을 대행해주고 총 106억86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로 집행한 예산은 63억61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43억2500만원은 부풀려 청구해 받은 돈이었다.

이들은 행사를 마치고 나서 대행료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계약했으나 사전 책정된 행사비보다 지출한 비용이 훨씬 적게 나오자 행사비를 전부 받아내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세금 계산서 및 입금확인증 등을 포토샵 등으로 정교하게 조작하는 식으로 정부 기관의 눈을 속였다. 하청업체에 용역비용을 지급할 때 실제 지급한 것보다 금액을 부풀린 견적서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게 한 후 차액을 돌려받거나 다른 사업에 이미 사용한 세금계산서를 다시 제출하기도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