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체중이라도 지방이 많으면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 높다

입력 2016-01-07 11:14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신애 교수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꼭 비만이나 과체중이 아닌 사람도 몸속에 지방 양이 많으면 심장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신애, 안철우 교수팀은 건강검진 시 체성분 분석과 PET-CT 검사를 동시에 받은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상 체중이라도 몸에 지방질이 많으면 혈관 내 염증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몸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또한 핏속에 비(非)석회화 혈전(血栓)이 돌아다닐 가능성도 높았다. 비석회화 혈전은 죽상동맥경화 등 심장혈관질환을 부르는 위험인자다.

강 교수팀은 체질량지수(BMI)가 정상범위인 사람(534명)을 가려내고 다시 이들 중 지방 양이 전체의 상위 33%에 해당하는 사람(82명)을 ‘정상체중 비만군’으로 선별했다. 이어 대사 및 심장혈관 위험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정상체중 비만군은 혈압, 공복혈당, 이상지질혈증 등의 수치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모두 유의하게 높게 나왔다. 이들은 경동맥 PET-CT 검사에서도 혈관 내 염증도가 정상보다 2.9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체중 또는 BMI가 정상수준이라 뚱뚱하지 않다고 생각되던 사람도 체내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 죽상동맥경화와 심뇌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강신애 교수는 “체지방량이 많거나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은 이미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식사조절과 함께 주3회, 매회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심장혈관과 당뇨 관련 국제 학술지 ‘카디오바스큘러 다이어비톨로지(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