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하구 '굴' 서식지 첫 확인

입력 2016-01-07 09:57
“동해안인 울산 태화강에도 굴이 살아요.”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굴(석화)의 대량 서식지가 울산 태화강 수계에서 처음 발견됐다.

한국로드킬예방협회 강창희(현대자동차 환경팀 차장) 대표는 20년간 태화강 하구 생태환경을 관찰해온 결과, 최근 태화강 하구에서 굴 서식지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굴 서식지는 태화강 하구 명촌천 합류지점인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천과 옛 방사보가 있던 자리다. 강변 석축이나 교각 부근에 굴이 대량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동해안에서 굴 서식이 확인되는 것은 드문 일로 2012년 울산 회야강 하구 부근 강바닥에서 강굴이 일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지만 태화강 수계에서 굴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태화강 하구의 수질 영향으로 분석된다.

강 대표는 “태화강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수역으로 굴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굴은 강굴과 참굴 종류다.

강굴은 명촌천과 태화강 하구가 만나는 지점의 강바닥 부위(길이 70여m, 폭 20여m)로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상태에서 담치, 따개비 등과 엉켜 서식지를 이루고 있다.

참굴은 같은 지점 강 양측 석축과 교각 등(길이 100여m)에 널리 퍼져 개체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울산은 1970년대 산업화된 이후 수질오염 등의 영향으로 태화강 하구 일대의 바윗돌이나 목책 등에 부착한 굴들이 폐사를 반복해 서식지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태화강 하구 일대와 지류 하천 수질이 대폭 개선되면서 2∼3년 전부터 굴이 폐사하지 않고 성장해 서식지가 확대된 것으로 강 대표는 분석했다.

굴은 조개류와 같은 연체동물로 수중 유기물을 걸러먹고 살기 때문에 수질 오염 정도에 매우 민감하다.

또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수질 정화활동(굴 1마리가 하루 10ℓ 정화하는 것으로 추정)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 대표는 “태화강 하구에 굴 서식지가 형성된 것은 그동안 울산시와 기업체, 시민들의 태화강 살리기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태화강 하구가 재첩, 바지락에 이어 굴까지 서식할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