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김서경씨가 소녀상 철거·이전 논란을 지켜보는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남편인 김운성씨와 함께 소녀상을 제작한 그는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녀상을 만들었다”며 “내 자신이 팔려가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서경씨는 한·일 위안부 협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소녀상을 계속해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가 남의 나라 땅에 있는 걸 직접 치우라고 말하고 거기에 돈을 들이대고, 그걸 또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정부가 있다”며 “소녀상을 치우려는 합의를 본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소녀상은 일본대사관을 그냥 쳐다보고만 있다. 손가락질 하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서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조용한 소녀상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가해자들이 죄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소녀상 철거·이전을 주장할 리 없다는 것이다.
소녀상은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은 2011년 12월 14일에 세워졌다. 완성까지 6개월이 걸렸다.
김서경씨는 “정말 매일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녀상을 만들었다. 할머님들이 20년간 싸워 온 역사를 느끼면서 소녀상을 만들었다”며 “그래서 꼭… 내가 팔려나가는 것 같고, 내 자신이 팔려나가는 것 같고 할머님들이 이렇게 또 모욕을 당하는구나싶어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소녀상을 제작하겠다며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 아픔을 제대로 보살피고 국민을 위해 정의로운 선택을 하길 바란다. 국민의 눈치를 봐야지,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는 정부면 우리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김운성·김서경 부부는 이날 낮 12시에 열린 제 1212차 수요 집회에 참석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내가 팔려가는 기분” 심경 토로
입력 2016-01-07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