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외신들도 북한이 6일 첫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실제로 수소탄을 실험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사실이라면 국제사회 안보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의 핵실험은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대북 정책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이날 낮 12시30분(평양시간 정오) 조선중앙TV가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수소탄 핵실험 소식을 알린 직후 AFP통신이 외신 가운데 가장 먼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교도통신과 AP, 신화, dpa, 로이터통신 등이 차례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소식을 전했다. 외신들은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응과 함께 북한의 핵실험이 지난 2006년과 2009년, 2013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라는 사실과 이에 따른 대북 제재 상황 등도 소개했다.
AP통신은 이번 수소탄 실험이 “유엔에 새로운 대북 제재 요구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으며, AFP통신도 이번 실험이 “대북 제재 강화로 확실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실험 발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수소폭탄 실험이 맞다면 북한이 미국까지 이르는 탄도미사일에 실을 작은 핵탄두를 제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도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만큼 발전된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실험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주요국의 대북 정책 실패를 의미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로 미국 대외정책이 더 큰 도전에 직면했으며 중국 역시 변덕스러운 이웃 북한에 대한 통제력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불과 몇 달 전 이란 핵위협을 완화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이번 발표로 그동안 한번도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던 또 다른 핵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며 “김정은을 길들이려는 중국의 노력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북한 김정은이 ‘광기어린(maniac) 독재자’라는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냉정한 판단 아래 핵실험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김정은은 종종 광대나 미치광이처럼 희화되곤 하지만 그의 핵개발은 냉정하고 현실적인 계산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그는 외부 세계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북한이 얼마나 고립됐는지 아주 잘 알고 있으며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핵을 포기하는) ‘정상적 행동’을 하도록 설득당한 ‘미친 독재자’들의 말로를 똑똑히 목격해왔다”면서 “오늘 북한의 발표 내용은 김정은이 합리적으로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미국·중국도 北 길들이기 실패했다” 외신들 北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소식 긴급 타전
입력 2016-01-06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