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차 핵실험]"수소탄 아니라 핵융합 위한 핵 기폭장치 실험한 듯"- 러 전문가

입력 2016-01-06 19:54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15년 8월 공개된 수소폭탄 AN602의 실물 모형. 연합뉴스

러시아 권위 있는 군사전문가가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국가 모임)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예브세예프 유라시아통합과 과장은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미루어볼 때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수소폭탄 폭발을 모방한 실험을 했거나 기존과 유사한 핵폭탄 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소탄은 원자탄과 전혀 달라 폭발력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험을 하는 지하갱도 폐쇄가 힘들고 실험에 앞서 여러 종류의 고난도 기술 작업이 필요한데 그러한 작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시설이 북한에 만들어졌다는 증거도 없다”며 “수소탄 개발을 위한 한 단계로 수소탄의 핵융합을 위한 방아쇠 역할을 하는 일종의 핵폭탄 장치를 실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는 또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2013년 3차 핵실험 때와 비슷한 6kt(다이너마이트 6000t 폭발 위력)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소탄 실험에 전형적인 핵물질 유출도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면서 실제 수소탄 실험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예브세예프는 현 단계 북한의 핵개발 수준과 관련 핵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지만 핵탄두 소형화에는 아직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는 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한 핵탄두가 아니라 폭격기 등을 이용해 투하하는 자유낙하 폭탄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핵개발 속도로 볼 때 2020년까지는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소형화한 핵탄두 15기 정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전문가 알렉산드르 우바로프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그렇게 크지 않은 폭발 위력으로 볼 때 완전한 수소폭탄 실험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수소폭탄 실험이 어떤 이유로 실패했거나 수소폭탄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한 통상적 핵폭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