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당국은 6일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이번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수소폭탄은 미국과 옛 소련 정도만 실시했는데 폭발력이 20∼50 메가t(1메가t = 1천kt)이었다"며 "(이번 핵실험 위력인) 6kt는 상당히 적은 수치로, 그 정도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하기는 무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중수소 등으로 원자탄의 폭발력을 증폭시키는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존 핵무기도 소형화하지 못한 상태인데 증폭핵분열탄은 구조가 더 복잡한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과거와는 달리 매우 은밀하게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핵실험은 1∼3차 핵실험과는 달리 극히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군 관계자는 "이번 핵실험은 기존 1∼3차 핵실험 준비 과정과 패턴에서 약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1∼3차 핵실험에서는 계측장비 설치, 갱도 메우기 작업 등 몇 가지 징후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이 식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철저히 은밀하게 기도를 노출하지 않고 핵실험을 하려는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 같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계속 감시하고 있었지만 기존의 핵실험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과거 핵실험 때 사용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도 지속적으로 감시했지만 핵실험을 예고하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핵실험이 예측되는 갱도 시설에 대해 관측하고 있었다"며 "징후로 볼 수 있는 가림막이나 계측장비 설치 없이 은밀히 내부에서 준비했거나 혹은 위성감시 사각시간에 여러 은밀한 수단으로 장기간 작정하고 준비할 경우 (은폐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군이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탐지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북한의 은밀한 핵실험 진행 방식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시사했다.
이번 핵실험 장소와 관련해서는 그는 "풍계리 일대라고 해야지, '몇 번 갱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각 분야의 전문기관들이 종합해 최종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방사능 포집은 1차 핵실험 때는 성공했지만 2∼3차에서는 못했다"며 "갱도에 가림막이 있어 방사능이 노출되지 않아 포집을 못했다. 이번에도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연초부터 대형 도발을 한 만큼, 다양한 대응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데 맞춰 상응한 조치로 북한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8월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가동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군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軍 “北 핵실험, 수소폭탄 실험으로 보기 어렵다”
입력 2016-01-06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