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음주운전 사고 전력자를 요직에…인사 잡음에 공무원들 뒤숭숭

입력 2016-01-06 17:15
전남 여수시가 최근 수시 인사를 단행하면서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 전력자가 인사를 담당하는 책임자인 총무과장으로 영전된데 이어 기존 총무과장은 곧바로 직속국장으로 승진됐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지난 4일 수시 인사에서 안전자치국장(4급)에 이모(58) 총무과장을 승진시키고 총무과장에는 성모(56) 교육지원과장을 전보조치 했다고 6일 밝혔다.

인사와 회계 등 자치단체의 주요 업무를 관장하는 안전행정국장 자리에는 통상적으로 국장 2~3년차 이상의 서기관이 맡아왔다. 여수시는 그동안 서기관 승진자가 곧바로 이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또 직원들의 인사를 담당하며 막중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총무과장 자리에는 통상 도덕성과 품위에 문제가 없는 청렴한 공직자가 맡는게 관례였다. 특히 이 자리는 서기관 승진이 보장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 총무과장으로 발탁된 성 과장은 2014년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14%의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 주유소 시설물과 가로수를 들이받은데 이어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까지 들이받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다.

성 과장은 당시 음주사고로 인해 징계까지 받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총무과장으로 기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 과장이 주철현 여수시장과 같은 고교 출신으로 막역한 사이여서 총무과장 자리를 꿰찬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현 시장과 밀접한 성 과장이 인사업무를 총괄하게 되면서 직원들의 눈치 보기와 줄 세우기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여수시청의 한 직원은 “음주사고 등 근무기강이 해이하고 품위를 손상시키는 직원들에 대한 철퇴를 가하겠다는 시장이 이를 무시하고 문제가 있는 인사를 요직에 앉힌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주철현 여수시장은 직원들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해 6월부터 해당 직원이 속한 부서원 전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게하고 있다.

해당 직원의 직속상관 간부에게는 근무성적평점에서 감점을 주고 부서의 동료 직원들은 우수 공무원 선정 등 각종 내부 평가에서 감점을 받도록 하고 있다. 포상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