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수거함에 버려진 아기’ 위해 캐나다에서 보내온 따뜻한 편지

입력 2016-01-06 16:56

“아이의 인생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세요.”

6일 강원도 강릉경찰서장 앞으로 1통의 편지(사진)가 도착했다. 캐나다에서 보내 온 이 편지 봉투 안에는 손으로 정성껏 써 내려간 편지와 함께 캐나다 달러 2장(120달러)이 들어있었다.

이 편지는 지난해 말 강릉에서 발생한 영아유기 사건을 접한 강릉 출신 이민자 김모(여)씨가 소중한 생명을 되살린 아기를 위해 써 달라며 보내 온 것이다.

김씨는 편지에서 “시아버님께 갓난아이가 버려졌다는 얘기를 듣고 설마하며 뉴스를 보니 익숙한 곳인 강원도 강릉 성산이었다”면서 “강원도 강릉 사람으로 또한 곧 한 아이의 엄마가 될 사람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작은 기부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아버님께서 꼬깃꼬깃 접혀있던 용돈을 제게 건네 주셨다. 아이를 위해 혹은 누구보다 마음고생 할 아이의 엄마를 위해 써 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용완 강릉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김씨가 보내 온 성금을 현재 아이를 보호하는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7일 오후 8시30분쯤 강릉시 성산면의 한 도로변 음식물 수거함에서는 갓난아이가 발견됐다. 경찰은 3일 만에 자신이 낳은 남자 아이를 유기한 A씨(23·여)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부모도 아이를 낳은 사실을 모르고, 혼자 키울 엄두도 나지 않아서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유기한 아기는 현재 복지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