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하면서 촉발된 이란과의 갈등이 중동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이날 이란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쿠웨이트 정부 관계자는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은 국제 협약과 규범을 명백히 파기한 행위로, 주재 외교관과 공관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무를 심각하게 어겼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과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하했다.
전날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했던 바레인은 이날 추가로 이란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바레인과 수단은 지난 3일 사우디가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자 이에 동참해 이란과 단교했다.
사우디의 억만장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대한 프로젝트와 투자 검토를 전부 취소하고 자신이 지분 34%를 가진 사우디 저가 항공사 플리나스의 이란행 항공편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니파 국가들의 외교적·경제적 공격에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사우디는 그들의 범죄 행위를 덮으려고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며 “그런 행위로 엄청난 범죄를 덮을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수니파 정권이지만 국민 과반수가 시아파인 바레인에서는 사우디를 비난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만과 카타르 등 시아파 국가들 역시 이란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수니파 국가들과 각을 세웠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종파 별로 쪼개지고 있는 중동…쿠웨이트, 이란 주재 자국대사 소환
입력 2016-01-06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