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NO! 제1야당 무너뜨려야"…안철수와 한상진의 교감?

입력 2016-01-06 08:50
2014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설하고 있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국민일보 자료사진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이 창당준비위원회 진보 몫 공동위원장에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영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한 명예교수가 한 달여 전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명예교수는 지난달 5일자 동아일보에 ‘벼랑 끝에 선 제1야당과 문재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자기반성이 없는 치명적 한계를 갖고 있어 국민신뢰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야권개편의 회오리가 불 것이라는 내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12·3 독주 선언으로 한국 정치, 특히 야당 정치에 일대 격변이 불가피해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된 칼럼은 “이런 지도부가 민주당 전통의 제1야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자 수치이며 당을 지지해온 유권자에게 떠날 테면 떠나라고 엄포를 놓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한 명예교수는 칼럼에서 문 대표에 대한 불신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문 대표에 대해 “치명적인 한계는 자기반성, 즉 책임의식이 전연 없다는 점”이라며 “대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기득권을 챙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사람들이 믿지를 못한다”고 평가했다.

한 명예교수는 하지만 “궁즉통(窮則通), 상황이 절박하면 길이 열린다”며 “(유권자의)의식 변화가 커다란 정치 변동을 이끌 가능성을 예상한다. 이런 물결을 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자들이 모여 야권을 개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어차피 내년 총선은 틀린 것이고 다음 대선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제1야당을 일단 무너뜨려야 한다는 가치판단의 돌연변이가 넓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당을 둘러싼 정치 지형이 크게 변할 것이다. 야권 개편의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총선 보다는 대선에서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는 안 의원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칼럼이 게재된 지 일주일 여 후인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했다. 마치 한 명예교수의 칼럼이 안 의원을 비롯한 소위 비당권파 정치인들의 향후 행보에 대한 훈수를 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안 의원 등과 한 명예교수가 꾸준히 교감을 갖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창당 준비위원장으로 영입하게 됐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