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우리 도움 없이는 생존 불가…도울 것"

입력 2016-01-06 00:17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이 극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4일(현지시간) 사우디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 타결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사우디 지지 입장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8년 간 공화당이 정권을 빼앗겼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공화당 지지자들의 정권 교체 열망을 높이기 위해 요즘 부쩍 오바마 정부를 향한 비판을 많이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미국 주도로 지난해 7월 타결된 이란 핵합의를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란은 조만간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이란은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벌써 합의를 위반하고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지금 이란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의 잘못된 핵합의 때문에) 이란이 강한 힘을 갖게 됐다”면서 “이란은 현재 사우디를 들이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석유를 원하고 돈을 원하고 그 이외에도 많은 다른 것들을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솔직히 말해 지금은 이란이 사우디로 나아가려는 국면인데 사우디는 우리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면서 “문제는 과연 어느 시점에 우리가 (이번 사태에) 개입하느냐, 또 그 대가로 사우디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지불하느냐 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사우디를 돕고 보호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사우디 역시 경제적으로 우리를 도와야 한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는 하루 평균 10억 달러(1조19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