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1일에서 새해 첫날로 넘어가는 시각에 대도시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의 실상이 전파되면서 독일 전역이 경악하고 있다.
세밑 어둠 속 폭죽 축제로 요란한 틈을 타 도심 한복판에서 노골적인 성폭력과 강도짓이 집단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드러난데다 그 범행 주체가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민자 배경의 남성들이었다는 경찰당국의 추정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당일 밤새 쾰른 중앙역 광장에 모여 있던 남성 1000명가량이 이곳과 대성당 주변에서 연말 축제를 즐기러 나온 여성들을 상대로 수십 차례 성폭력과 강도 행각을 벌였다.
15∼35세로 추정되는 가해자들은 치안이 취약한 상황을 노려 따로따로 무리를 지어 주로 젊은 여성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성범죄를 저지르고 금품을 강탈했다. 쾰른 경찰이 접수한 약 90건의 고소 내용 가운데는 강간 의심 사건도 포함됐다.
5일 오전까지 60건으로 언론에 소개된 고소 건수는 이날 오후로 넘어가자 당국의 예견대로 이같이 늘었다.
볼프강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범행”이라면서 “도심 한가운데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술에 많이 취한 중동, 북아프리카 이민자 배경의 남성들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사건 처리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에 밝혔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수개월 전부터 특정한 북아프리카 청년들이 경찰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고도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선거운동 기간 괴한의 흉기테러를 받았지만 당선된 헨리에테 레커 쾰른시장은 이런 무법이 판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연방경찰까지 함께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중동·북아프리카출신 연말 도심 집단 성폭력에 독일 경악
입력 2016-01-06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