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에 승리한 중국의 커제(19) 9단이 “패배한 줄 알았는데 집 수를 세면서 승리한 걸 알았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5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린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 5번기 5국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81수 만에 반집차로 승리했다. 결승 최종 전적은 3승2패. 커제 9단은 우승상금 180만 위안(약 3억2220만원)을 거머쥐었다. 이세돌 9단은 준우승해 상금 60만 위안(약 1억740만원)을 받았다.
커제 9단은 경기를 마치고 대국 종반 아찔했던 실수를 떠올렸다. 커제 9단은 “마지막에 실수했다. 진 줄 알았지만 계가(승패를 결정하기 위한 집 수효 계산) 이후에 승리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내내 근소한 열세였지만 종반부에 커제 9단의 실수를 틈타 반집승으로 앞섰다. 커제 9단은 그러나 반패를 잇지 않고 공배를 메우는 결정적 한 수로 승부를 갈랐다.
공배는 집 사이의 빈 공간으로, 한국식 규정에선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중국식 규정으로는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한국은 집만 계산해 승패를 결정하지만 중국은 생존한 돌과 집을 합산하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대국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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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5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