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주장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전우용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더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들이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도록 만들지 못하면 강한 나라는커녕 온전한 나라도 될 수 없다”고 적었다. 전우용은 “희생자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자들의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용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엄마회, 나라지키기연합, 정의행동, 학부모엄마회 등 보수단체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물관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이 있다.
보수단체들은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협의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직접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로 사과의 뜻을 비쳤다. 일본이 책임을 인정한 만큼 위안부 할머니들도 용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힘이 없을 때 발생한 사건이다.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국력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더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생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대협은 엄마부대 측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엄마부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떠났다.
전우용은 엄마부대를 ‘70여 년 전의 여성지도자들’로 비유하고 “일제강점기 피해자가 여전히 피해자인 이유는 이들이 관변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위안부 할머니가 희생하라’는 사람들 낯 못들게” 전우용 일갈
입력 2016-01-06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