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은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의 방식으로 적용한 규정에 발목을 잡혔다. 규정을 한국식으로 적용하면 이세돌 9단의 승리였다.
이세돌 9단은 5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린 몽백합배 결승 5번기 마지막 5국에서 중국의 커제(19) 9단에게 281수 만에 반집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 9단이 백을, 커제 9단이 흑을 각각 잡고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부터 시작한 대국은 7시간 가까이 벌어져 오후 5시쯤 끝났다.
이세돌 9단은 대국 내내 근소한 열세였지만 종반부에 커제 9단의 실수를 틈타 반집승으로 앞섰다. 커제 9단은 그러나 반패를 잇지 않고 공배를 메우는 결정적 한 수로 승부를 갈랐다.
공배는 집 사이의 빈 공간으로, 한국식 규정에선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중국식 규정으로는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한국은 집만 계산해 승패를 결정하지만 중국은 생존한 돌과 집을 합산하기 때문이다.
몽백합배는 중국식 규정을 적용한다. 커제 9단은 이를 활용해 반집승을 거뒀다. 한국식 규정을 적용했으면 이세돌 9단의 승리였다.
이세돌 9단은 5전3선승제로 벌어진 결승에서 최종 전적 2승3패로 준우승했다. 커제 9단에게 16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던 전날 결승 4국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은 60만 위안(약 1억740만원)의 준우승상금을 수확했다. 커제 9단은 180만 위안(약 3억222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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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5 20:00 수정 2016-01-05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