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김주성·문태영 3점슛…노장들이 살아남는 법

입력 2016-01-06 05:00
사진=프로농구연맹(KBL) 제공. 김주성(왼쪽)과 문태영.

프로농구의 노장 선수들이 ‘젊은 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3점슛을 장착했다. 원주 동부의 김주성(37·205㎝)과 서울 삼성 문태영(38·194㎝)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5일 현재까지 두 선수의 올시즌 3점슛 기록은 흥미롭다. 김주성은 총 60개의 3점슛을 시도해 29개를 성공했다. 3점슛 성공률은 48.3%로 높은 편이다. 3점슛 2개를 쏘면 1개꼴로 골망을 가르는 셈이다.

김주성은 올시즌 경기당 평균 3점슛 1.2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그의 프로 13년 통산 3점슛 기록은 경기당 평균 0.046개였다. 거의 ‘0’에 가까웠다. 그랬던 그가 프로 14년차에는 경기당 3점슛 1개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4쿼터나 승부처에서 터지는 ‘맏형’의 쐐기포는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가져온다.

문태영의 기록도 놀랍다. 문태영은 지난 시즌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47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 중 11개를 넣었으며 성공률은 23%였다. 올시즌 문태영은 46개 중 22개의 3점슛을 꽂아 성공률을 47.8%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 6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0.28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0.8개까지 치솟았다.

문태영은 지난 시즌까지 3점슛 라인 안에서의 공격을 선호했다. 문태영이 외곽으로 나오면서 삼성의 공격 옵션도 늘었다. 또한 코트를 조금 더 넓게 활용해 포워드 김준일(200㎝)과 겹쳤던 동선 문제도 해결했다.

문태영은 지난달 4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3연속 3점슛으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과 계속 골밑 몸싸움으로 승부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또 다른 공격옵션을 개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주성도 두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06㎝)·웬델 맥키네스(192㎝)와 함께 뛸 때는 골밑을 양보한다. 대신 외곽에서 3점슛, 스크린 등의 플레이를 펼친다. 그는 팀에서 여전히 필요한 존재다.

그동안 해왔던 플레이를 단기간에 바꾸는 게 쉽지만은 않다. 두 선수는 비시즌 동안 변화를 시도했다. 올시즌 김주성과 문태영의 3점슛 기록에는 프로선수로서 살아남기 위한 노장 선수들의 노력이 묻어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