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찍어낸 '맞춤형 유방 수술 가이드' 암 제거 정확성 높인다

입력 2016-01-05 11:11

3차원(3D) 프린터로 찍어낸 ‘환자 맞춤형 유방 수술 가이드’를 활용해 유방암을 정확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안세현·고범석 교수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암 제거 수술을 받을 때 3D프린터로 만든 ‘수술 가이드’를 제작해 활용하면 정확한 수술 부위 표시를 통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5일 밝혔다.

이 맞춤형 3D 유방 가이드는 환자의 유방 모양에 맞춰 정확히 씌워 입체적으로 유방암 부위를 표시함으로써 지나친 유방 절제를 줄이는 대신 정확도는 높여 암 재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에는 수술 전 초음파를 보면서 가느다란 침을 유방암 부위에 삽입해 수술 부위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통증을 느꼈지만, 미리 제작해 놓은 3D유방 가이드를 이용하면 수술장에서 마취가 된 상태에서 수술 부위 표시가 가능해 환자들이 불편감과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이 기술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용 가이드로 승인을 받았다.

유방암 수술을 받기 전에 항암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 크기가 줄어 유방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암만 제거해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최근 선행 항암치료 후 유방암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선행 암치료로 유방암 크기가 작아지거나 종양이 보이지 않더라도 암이 일부분 남아 있을 수 있어 수술은 치료 전 MRI 영상을 참고해 시행하는데, 기존의 수술 부위 표시 방법으로는 정확한 절제 부위 표시가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선행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 전 MRI 영상에서 얻은 정보로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유방과 종양을 3차원 모델링한 후 수직으로 표면에 종양의 모양을 투사함으로써 정확한 절제 범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그후 3D 프린터를 이용해 유방 가이드 모델을 출력하고 수술 당일 환자가 수술장에서 마취가 된 후 이 3D 유방 가이드를 암이 있는 유방에 씌워 정확하게 수술 부위를 표시한다. 이렇게 3D 유방 가이드를 이용해 종양 범위를 표시하면 기존 표시 방법에 비해 종양의 크기에 맞춰 3차원적으로 여러 군데에 정확하게 표시해 정밀한 암 절제가 가능하다.

안세현 교수는 “3D프린터를 활용한 유방암 수술 가이드는 국내외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기술로, 선행 암치료를 받은 환자 뿐 아니라 향후 전체 유방암 환자에게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