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대선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반기문 입 닫아야”

입력 2016-01-05 10:36
새누리당에선 드물게 서울에서만 5번 당선된 은평을 이재오 의원. 사진=김태형 선임기자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재오 의원. 사진=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서울 은평을 5선 중진 이재오 의원은 “대선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일 위안부 협상이 잘됐다고 평가한 게 “혹시 대선 후보로서 이런 행동을 한 건 아니냐”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건 모르겠다. 본인 생각이니까”라면서도 탄식처럼 “대선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라고 읊조렸다. 그러면서 한일 위안부 재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소녀상 그 부분의 그 문건은 고쳐야 된다”라고 말했다.

여당 속 야당으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유엔 사무총장이 입 닫고 가만히 있지”라며 “한일 문제 매듭도 안 짓고, 그 문제 정리도 안됐는데 그걸 먼저 평가하고 나서면 유엔 사무총장은 옳지 않다 이렇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치가 아직 판결로 나오지 않았는데, 잘했다고 들고 나오고 하겠느냐”라며 “오히려 일본으로부터 더 이상 온전히 손 털게 만든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지난 1일 반기문 총장이 위안부 협상 잘됐다는 축하 전화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걸어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재오 의원은 1964년 박정희 정권의 한일협상에 반대하던 학생운동인 6·3 항쟁 당시 이를 주도하다 대학에서 제적된 바 있다.

4·13 총선 새누리당의 200석 획득 등 압승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재오 의원은 파안대소했다. 이 의원은 “200석이요?”라고 반문한 뒤 “우리 국민들 허술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그는 “3당 내지 4당 구도로 간다고 하는 건 여당에게도 호재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선거 승패는 무당파와 중도층이 결정하고, 이 쪽이 안철수 신당으로 몰려가면 새누리당의 압승 전망은 “희망사항”일 뿐이란 분석이다.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관계를 앞세우는 청와대 및 장차관 출신 총선 출마자들을 향해 험지를 넘어 아예 호남으로 가서 승부하라고 재촉해 왔다. 이를 설득하기 위해 이날 인터뷰에선 다양한 레토릭을 선보였다. 이 의원은 “험지에 가서 단련되어야 한다. 인큐베이터가 아니고 야생마가 아름답다”, “비바람 맞고 눈비도 맞고 찬서리도 맞고, 그렇게 핀 꽃이 향기가 나지. 국화꽃이 왜 향기가 은은하게 오래 가느냐”, “정치는 풍찬노숙하고 가야 된다”, “권력을 등에 업고 해바라기처럼 온실에서 자라서는 그건 반짝 피는 꽃”이라고 했다.

이재오 의원은 마무리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시인의 구절 “흔들리지 않으며 피는 꽃이 어디 있겠냐”를 인용했다. 유신시대 반독재투쟁 이전 이재오 의원의 직업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